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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 경제부흥을 이끌 새로운 동력(?): 신 실크로드 프로젝트

춘종 2017. 3. 31. 10:54

중국의 경제가 급속히 둔화되고 있는 와중에 시진핑 주석은 중국판 마샬플랜이라고 할 수 있는 신 실크로드 사업을 새로운 돌파구로 설정하고 있다는 FT 기사입니다.

 

 

일대일로(一带一路, One Belt One Road) 프로젝트

 

이 사업은 중국당국에 의해 일대일로(一带一路, One Belt One Road)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대(One Belt)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그리고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교역로이며, 일로(One Road)는 서태평양에서 인도양의 해상 교역로를 지칭한다고 합니다. 

  

신 실크로드 사업은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와 유럽에 이르는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로 그 규모는 2차대전 이후 미국의 마셜 플랜에 버금가는 초대형이라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 범위에 있는 국가들의 인구만해도 30억명이 넘을 정도입니다. 이미 중국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투르메니스탄 등 5개국과 2000년 이래 교역을 늘려가고 있으며 2013년에는 교역규모가 500억 달러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신 실크로드 지역 전체 국가와 중국의 교역비중은 대외교역의 26%에 달하고 있습니다. 

 

* 신 실크로드(일대일로) 프로젝트 구상


시진핑 주석은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초에는 460억 달러규모의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economic corridor) 계획을 발표했으며, 4월에는 외환보유고에서 620억 달러를 세개의 국영은행에 공급하면서 신 실크로드 사업의 금융지원에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중국정부는 공공자금 이외에도 민간이 이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수익성이 담보될지 의심스럽다보니 아직 가시적 성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중국군도 이 프로젝트에 열의를 보이고 있답니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으로 분쟁지역인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일대(일대)지역와 해상교역로(일로지역)에 인민해방군이 개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은 만명의 병력을 배치하여 중국 투자사업을 보호하도록 하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에는 아직까지 미군이 중국 프로젝트(구리광산)를 보호하는 양상입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일대일로에 걸쳐있는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으로부터 얼마나 프로젝트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지가 사업의 성공에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또한 이 지역 이슬람 세력(원리주의자 포함)의 반발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중요할 것입니다. 결국 지금까지 중국이 매우 취약했던 소프트파워가 안정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서는 필요해 보입니다. 한편 이 프로젝트는 현재 공급과잉 상태인 건설, 철강, 제조업 부분의 처리를 위한 성격도 강하다고 합니다. 중국내 건설경기가 둔화되면서 무차별적으로 해외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다는 말도 들립니다. 


어쨌든 중국의 신 실크로드 사업이 성공하면 수입원유의 75%가 경유하는 말라카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이미 천연가스 수입의 절반은 시 주석 이전부터 더 비싼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중앙아시아를 통해 들여오고 있습니다. 


신장-위구르 지역 이슈

 

한편 프랑스의 3배나 되는 넓은 지역으로 신 실크로드의 중국내 영토인 신장-위구르 지역에 대한 개발도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신장지역은 중국 석탄 매장량의 40%, 석유 매장량의 22%를 차지하는 전략적 지역으로 이미 중국정부는 이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하여 1,776km의 고속철도를 건설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2009년 이래 분리세력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현재까지 197명(대부분 한족)이 사망할 정도로 갈등도 격화되고 있습니다. 

 

* 신장의 전략적 중요성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매우 놀라운 방식의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인구 구성을 바꾸는 것입니다. 지난 60년간 신장 지역의 인구구성을 보면 초기 한족의 비중은 6%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40%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 반대로 위구르족의 비중은 1949년 중국 공산당이 권력을 잡기 전 90% 이상에서 현재는 43%로 줄어들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이 한족과 결혼하면 지원금과 각종 혜택을 주는 정책을 펴왔습니다. 신장 위구르나 내몽골 등의 소수민족과 한족이 결혼하면 연간 1만 위안(1,600 달러)을 보너스로 주고 학교, 주택,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장의 위구르족은 한족의 유입으로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적 특색이 희석되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 신장 지역의 인구 구성

이와함께 중국 공산당은 신장지역에 현금을 쏟아부을 정도로 투자를 확대하며 지역의 민심을 돌리려 하였습니다. 2014년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에서 얻은 수입은 4,540억 위안이었으나 이 지역에 지출한 돈은 1.3조 위안(1,570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9~2014년 신장 지역에 투입된 국가 이전금은 1.1조 위안으로 그 이전 54년 동안 지원된 금액의 두배에 이를 정도입니다. 중앙정부 이외에 부유한 각성들도 이런저런 구호명목으로 540억 위안을 신장에 지원했습니다. 

 

* 신장에 투자되는 자금의 규모 추이 

경제적 지원 못지않게 중국 공산당의 강압적 지배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18세 미만 위구르 청소년들은 기도 장소에 출입을 할 수 없으며 히잡과 같은 머리 스카프나 턱수염을 두르거나 기르는 것도 금지라고 합니다. 신장의 공무원 수는 80만명(반 정도는 위구르 족) 이상인데 종교행위에 참석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공산당의 지도하에 각종 선전물이 신장 곳곳에 걸려 있으며 그 내용은 주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경고입니다.  

 

* 신장의 중국 공산당 선전물들

중국 공산당은 신장 지역에 인구 구성의 우위와 경제적 지배 그리고 강압적 통치라는 모든 수단을 총 동원한 느낌입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연 신장이 시진핑이 중국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한 새로운 실크로드의 출발기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할 대목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일로 사업과 도련선


우선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 One Belt One Road) 중 일로(一路) 즉 바닷길과 관련하여 남중국해 인근 중국의 권리 주장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를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당장 미국은 오늘(2015년 10월 27일) 구축함 USS Lassen 호를 중국이 최근 구축한 인공섬의 12해리 이내로 진입시키는 작전을 수행 중에 있습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이 벌인 작전 중 중국에 가장 적대적인 조치입니다. 

* 중국이 구축한 인공섬


* USS Lassen 호 모습

아직은 둘 사이 군사력의 차이가 현격하지만 중국은 남중국해 일대 미국의 군사력에 맞서 나름의 대응 전략을 수립 중에 있습니다. 중국이 채택한 것으로 알려진 A2/AD(Anti-Access/Arial Denial 접근 및 지역 거부) 전략은 미국과의 총력전에서의 승리를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지역을 설정하고 이 지역에 아주 촘촘히 센서와 온갖 무기체계를 집중시킴으로써 아무리 미군이라고 해도 막대한 피해를 보지 않고는 진입할 수 없도록 만들어 아예 진입 의도를 꺾어 버리겠다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A2/AD 전략은 걸프전에서 미국이 보여준 전자전을 보고 중국 등 적대 국가들이 발달시킨 전략입니다. 중국의 A2/AD 전략을 보면 제1저지선(섬들을 연결하였다고 해서 도련선이라고 불림)으로 아래 그림처럼 대만을 내점으로 오키나와에서 남중국해를 둘러싼 해역의 경계선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1도련선(island chain) 외곽에는 괌을 연결하는 제2도련선도 설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도련선을 수호하기 위해 항모전단을 무력화 시키는 총력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항모전단의 크기로 인해 레이더를 완벽히 피할 수 없다는 약점을 이용해 도련선 전체에 걸쳐 아주 촘촘한 레이더 등의 탐지 센서들을 깔아두고 중거리 미사일과 스텔스 공격기, 잠수함 등을 총동원한다면 의외로 미국의 단일 항모전단은 불능에 가깝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의 분석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것이 미국과 군사적으로 맞붙어서 궁극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미국의 군사력 우위가 압도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고 중국이 설정한 접근 불가 지역으로 미군이 진입하는 것을 억제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전략입니다. 즉, 일로 프로젝트와 대만 등의 전략적 이해가 달린 문제에 있어서 중국이 미국의 방해를 받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 중국의 접근불가 지역과 대립 구도



일본의 중앙아시아 공략과 힘빼기 작전


중국의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해 일본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2015.10.27) 아베 총리는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에 있는데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았고 우즈베키스탄 오페라하우스 준공식에 참석하였으며 이어서 키르기스스탄에 방문 중에 있습니다. 


* 투르크메니스탄 방문 중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아베 총리

아베 총리는 일본 총리로는 9년 만에 중앙아시아를 방문한 것인데 자원부국이자 인프라 개발 수요가 많은 이 지역에서 일본의 이해를 증진하고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목적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일본은 중앙아시아에 주요 원조 제공국이었으며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어 일본의 관심을 반기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500억 달러 규모의 AIIB에 일본이 참여를 거부하며 독자노선을 천명하였고, 일부 일본 기업들은 중앙아시아의 우라늄과 석유 개발 사업에 진출하고는 있지만 지난 15년간 급부상한 이 지역의 최대 무역 파트너 중국의 영향력을 당해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사업의 뼈아픈 패배에서도 나타났지만 일본에 비해 훨씬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중국의 무지막지한 전략에 일본 기업들은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극심한 부패와 막장 행정이 다반사인 이 지역에서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더 극악한 조건의 아프리카에서도 사업을 진행한 중국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아베 총리의 중앙아시아 방문은 직접적 이익을 얻기 보다는 중국을 견제하는 목적이 더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애매한 처지에 놓인 러시아


어쩌면 중국의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국가는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러시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때 소비에트 연방에 속했던 이들 국가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전략적 이해를 고수하며 유라시아경제연합(Eurasian Economic Union)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데 중국의 부상은 필연적으로 이 지역에서 양국의 이해가 충돌할 가능성이 큽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소련이 해체된 후에도 상당 기간 러시아 경제에 의존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을 기점으로 중국이 최대 무역국이 되었고 그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의 무역규모는 2000년 18억 달러에서 2013년에는 500억 달러로 28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 중앙아시아의 무역 거래 추이

중국 기업들은 카자흐스탄의 석유 생산 기지 중 20~25%를 소유하고 있으며, 세계 4위의 가스 자원을 보유한 투르크메니스탄 생산 가스의 61%를 수입함으로써 이전 러시아 가즈프롬의 지위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타지키스탄 중앙은행과 중국 인민은행은 5억 달러의 통화스왑을 체결하여 중국은 상시적 외환 부족에 시달리는 타지키스탄 정부를 도와주었습니다. 


* 중앙아시아 각국의 대중국, 대러시아 무역 추이


* 중국과 중앙아시아 각국의 무역규모

경제적 영향력은 급격하게 시들고 있는 러시아지만 그렇다고 자신들의 뒷마당과 같았던 중앙아시아를 중국에 쉽게 넘겨주려고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판돈은 없으나 옷이라도 걸고 게임에 참여하려는 푸틴

중국도 러시아의 영향력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2015년 5월 시진핑 주석이 모스크바에 방문하여 푸틴 대통령과 유라시아경제공동체와 신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협력에 합의를 하였습니다. 중국의 이 지역에 대한 경제적 이해 도모를 러시아가 인정하되 러시아의 군사적 이해를 중국이 존중하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인접한 이들 국가 간에 경제적 협력이 커질수록 군사안보적 이슈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에 결국 러시아의 이해와 부딪힐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중국의 신실크로드 프로젝트는 세계적 관심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중국판 마셜플랜이 될지 또는 분쟁의 도화선이 될지 아니면 거대한 거품이 될지는 아직 불분명해 보입니다. 



출처 : 산타크로체님 네이버 블로그

출처 : 이종격투기
글쓴이 : 로마공화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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