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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노무라연구소, 2014 년한국경제 대예측(채훈아빠)

춘종 2013. 12. 26. 11:16
해가 따스하게 좋은 오후 시간.. 아이들 목욕시키면서 최근 발간된 책, "노무라연구소, 2014 한국경제  대예측"을 읽는데.. 꽤 재미있더군요. 특히 아래 문구는 아주 흥미로왔습니다(112 페이지)

한국의 경우는 가계가 부동산 투기에 주력했기 때문에 (중략)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6년 한국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비율(LTV) 등의 규제를 강화한 것이 자산 가치의 하락과 부채 축소의 악순환을 완화하는 완충제로 작용했다.
2008년 이후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 부동산시장이 붕괴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변동금리 위주의 대출 관행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변동금리 대출 위주라고 해도 부동산시장에 심각한 수준의 '버블'이 존재했다면, 영국처럼 부동산시장이 일거에 폭락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은 LTV와 DTI 규제가 존재했죠. 즉, 다른 나라 부동산시장에 비해 버블의 정도도 낮았고, 더 나아가 레버리지의 규모도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차이가 있죠. 노무라 연구소의 전망을 조금 더 인용해 보겠습니다(113 페이지)

현재 한국의 부채 문제와 일본을 견주어보면, 1990년대 전반 일본 상황과 약간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중략) 

금융시스템의 건전화를 될 수 있으면 빨리 해결하려는 것은 얼핏 보면 올바른 대응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이 얽매여 있는 문제부터 빨리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소비와 투자가 심각하게 위축되어 (일본처럼) 경기가 한층 더 냉각되는 악수가 될 수 있다.
꽤 냉철한 지적이라 생각합니다. 가계부채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걸 대대적인 수술을 통해 해결하려 들면 오히려 파국적인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거죠. 위의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부동산시장에 거품이 형성되고 문제가 된 것은 미국, 영국, 일본 모두 마찬가지였습니다. 문제는 거품이 붕괴된 다음이었죠. 

미국과 영국은 적극적인 저금리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문제가 되는 은행들을 국유화시키고 공적자금을 투입해 조기에 정상화시켰습니다. 반면, 일본은 구조조정을 미루고 미루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져 극심한 불황이 시작되고서야 '금융빅뱅'이라 불리우는 가혹한 구조정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는 20년에 걸친 장기불황의 시작이었죠. 

반면 금융 및 재정정책을 적극 시행한 미국과 영국 부동산시장은 다시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영국은 고점에서 약 15% 전후 조정 받은 후 다시 반등 중이며, 미국은 고점에서 30% 조정 받은 후 다시 저점대비 10%이상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림설명: 제일 위의 하늘색 선은 영국 부동산가격, 그 밑의 진한 파란색은 미국, 제일 밑의 연한 붉은 선은 일본.


물론 '인구구성의 차이'는 감안해야겠지만.. 2006년을 전후해 미국과 영국 모두 생산활동인구 비중이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경제 전반에 '저성장'의 그늘이 찾아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1990년을 전후해 생산활동인구가 감소했던 독일의 경우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1990년 통일 전후한 호경기에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것은 독일도 마찬가지였지만, 일본과 부동산시장의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오랜 기간 횡보하긴 했지만, 일본과 같은 부동산시장의 장기불황은 겪지 않았습니다. 이런 차이가 벌어진 이유는 다양한 데 있겠지만, 적어도 '인구구성의 악화' 만으로 부동산시장의 전체 흐름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이 책("노무라연구소, 2014 한국경제 대예측")을 쓴 노무라 경제연구소 저자들의 생각입니다. 



그림설명: 연한 붉은 선은 일본 부동산가격이며, 연한 녹색 선은 독일 부동산 가격.


그럼 한국 가계부채(및 부동산) 문제를 어떻게 해야하느냐?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114 페이지).

다행히 한국은 가계부채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가계 부문의 체력 범이 안에서 서서히 해결해 나가려고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향후 내수 침체를 당분간 겪어야 겠지만, 좀더 장기적으로는 커다란 경제 위기와 오랜 경기 후퇴를 피해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분석 보고서를 읽은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의 상황을 냉정하게, 그리고 차분하게 분석하는 느낌? 부동산이 당장이라도 붕괴될 것처럼 선정적으로 떠들거나, 혹은 아예 아무 문제 없다고 강변하는 글들에 비해 훨씬 건질게 많은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외부에서, 특히 장기불황을 겪는 경쟁자 일본의 입장에서 한국을 어떻게 보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끝으로 좋은 책 발간한 청림출판에도 치하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출처 : 프리메이슨 연구모임(프.연.모)
글쓴이 : 제로세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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